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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모로 가는 길 04 : 해와달 만난 프로볼링고의 바다

브로모에서 내려 와 프로볼링고의 바다로

브로모로 가는 길 04

 


  인도네시아 브로모화산에 다녀온 여정 남겨두는 포스팅인데요. 이번이 그 여정을 남긴 것 중 네번 째 포스팅입니다.

  지난 03번 포스팅에 브로모 화산에 올라갔다 내려온 이야기를 썼는데요. 그 이후의 시간 담았습니다.

 

  경이로운 브로모의 풍경은 뒤로 한 채, 기차 예약 시간이 되기 전까지 최대한 프로볼링고에서 뭔가를 하고 돌아가야한다는 생각에 움직였습니다.

 

  사실 여행 계획할 때 프로볼링고에서 가장 하고싶었던 것은 스노클링이었어요. 어디 바다에 가서 얘기를 잘 하면 바다에서 좀 떨어진 섬에 갈 수 있고 뭐 그렇다는 후기를 봤었는데요.

  하지만 미리 준비는 하지않고 있었고요. 그냥 가능성만 열어뒀었습니다. 혹시 바다에 가면 뭔가를 발견할 수 있지않을까하면서요. 여행 당일엔 기차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않아서 정말 스노클링의 가능성이 희박했고요.

 

  그래도 바다는 보고 가자는 마음으로 움직였습니다.

 

  사실 수라바야에 머무르면서 바다를 볼 수 있을까하고 무작정 항구쪽으로 걸어갔던 날이 있었는데요. 그 날 화물용 큰 트럭이 지나다니는 것만 한참 구경하다가 항구 코빼기도 못보고 돌아왔었거든요.

  인도네시아하면 발리. 그리고 당시 유행했던 프로그램 윤식당으로인해 롬복 길리섬 등이 먼저 떠오를 때였으니, 어느 바다라도 인도네시아의 바다는 보고가야겠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일단 기차역에서 가장 가까운 길의 바다로 향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고젝이나 무엇을 타도 됐지만. 이 전에 kfc를 가는 고젝 기사와 작은 실랑이를 벌이는 터에. 또 기차 시간도 적당히 남은 터에. 또 많은 걸 구경하고싶은 마음에. 조금 먼 거리를 걸어갔던 기억이납니다.

 

  이 날 브로모에 다녀오고, 또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계속 걸어서 굉장히 탔습니다. 반팔 아래 살갗에 허물이 지고, 아팠어요. 미니버스에서 만난 외국인이 썬크림 나눠줄까 물어봤을 때 좀 받아서 팔에 발랐더라면하고 나중에 후회했던 기억이 나네요.

 

  여러 가게들을 지나고. 또 중앙선도, 인도도 모호한 길을 지났는데요.

 

  그러다가 어느순간부터 아스팔트 길이 시작됐고. 또 여러 젊은 이들이 떼로 오토바이를 타고 나들이가듯 달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바다 옆에 있는 리조트에 들어가보고싶었지만. 정보없이 애매해서 가볼 수 없었고요. 멀리서 리조트를 보며 궁금증에 걸어가야하는 긴 길의 시간이 짧았던 기억도 납니다.

 

  구글 지도를 따라서 공장이나 창고모양의 큰 건물들을 지나,지나고, 어느새 바다 짠내가 느껴지고. 그리고 모퉁이 너머로 드디어 바다가 보이던 광경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보고싶던 인도네시아의 바다.

 

  제가 간 곳은 어떤 부두?였던 것 같습니다. 오후늦게는 지붕과 기둥만 있는 구조물들만 있었는데요. 아마도 그 공간에는 새벽에는 해산물이 실려와 있거나. 아니 어쩌면 지금은 사용않는데 언젠가 과거에는 그런 장소였거나. 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부두엔 여러가지 배가 있었어요.

저 알록달록한 배들이 아마도 스노클링하는 곳으로 태워다주는 관광객용 배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하면서, (이루지 못한) 꿈을 그리며 걸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바닷가엔 오후의 나들이를 온 듯한 여러 사람이 있었습니다. 해변이 붐비지는 않았지만 한적하지는 않았어요.

 

  해변에 밀물이 들기 전 도착했던 기억이 납니다.

  밀물이 들기 전이라 바닥이 보이는 바다모래를 밟아볼까 내려가볼까 고민했었던 것 같은데요. 결국 금방 물이 찼던 것 같아요.

 

  갯벌 저 멀리 리조트의 모습도 보이죠. 지도를 다시 찾아보니 저 곳이 아마 BeeJay Bakau Resort로 보이고요.

 

  제가 바라보던 해변과 갯벌의 이름이 Batu Hangat, TPI Ujung Merah Mayangan 등의 이름인 것 같습니다. 

 

브로모 화산의 일정이후, 다시 kfc부터 한참을 걸어온 다리를 드디어 쉬게 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점점 거세게 부는 바닷 바람도 기억나고요.

또 동쪽에는 달이, 뒤를 돌면 서쪽에는 해가 지면서 달과 해가 마주보는 걸 봤던 기억도 납니다. 

위 사진에 달이 보이죠. 제가 앉아서 바라보던 곳이고요. 아래 사진에 지는 해가 보일 것입니다.

 

 

프로볼링고의 바다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정리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자리에서 풍기던 센티멘탈ㅋㅋ은 이제 너무나 메마른 딱지가 됐지만.

 

그렇게 물이 밀려들어오고 해가 지도록 한참을 앉아서 풍경을 가만히 즐기는 중. 나들이 온 오토바이떼들이 하나둘씩 해면을 떠나갔고. 엉덩이를 방파제에서 뗐습니다.

 

프로볼링고의 바다와 아쉬운 인사를 했고요.

 

다시 돌아가는 길. 길이 점점 어둑해지자 또 달리 보이는 길에서 조금 두렵기도 했고요.

 

또 어둑해지자 무슬림국가 특유의 동네를 잡아먹을 듯한 주문소리(?) 불경소리(?) 기도소리(?)가 퍼지면서 고정관념으로 인한 공포를 느끼기도.

 

길에는 아이들을 태우고 가는 듯한 저런 열차(?)카트(?)도 지나갔습니다. 놀이동산에서 나올듯한 노래도 들린 것 같아요. 

 

기차 시간을 남기고 역에 잘 도착해, 숙소가 있는 수라바야로 돌아갔어요.

기차 시간이 남아서 역사 안팍을 기웃거리던 기억도 납니다. 프로볼링고 역 바로 옆에 있던 식당은 포장마차처럼 지붕이 있는 노상 테이블(?)들이 줄지었었는데요. 아침과 다르게 불을 밝힌걸 보고 궁금해하며 쳐다봤던 기억이 나요. 아니 배고파서 쳐다봤던거였는지(가물) ... 찾아보니 Bakso Stasiun이라는 가게네요. 

 

또 수라바야로 돌아가는 만석의 이코노미에서 불편했던 기억도 있네요.

 

글의 마지막은 프로볼링고의 바다를 보러가는 길에서 본 고양이들.

고양이들은 주워먹을 생선이 많은 부두에 있는 것 같았어요

인도네시아 길고양이 안녕

 

이렇게 브로모의 여정에서 프로볼링고의 일몰로 하루를 마무리한 기억을 정리합니다.

 

#인도네시아 #프로볼링고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