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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없이 편하게 도시 즐기기, 타이페이 자유 여행 후기, 관광지 아닌 대만 버스 종점까지 가버렸다

타이페이 3일차 여행 후기 남기는 중이에요!

첫날은 시먼딩,

둘째날은 타이페이101과 행천궁에 갔었어요.



  저는 항공권도, 호텔도 직접 끊은 자유여행을 했어요. 사실 여행하기 전에는 이것 저것 보면서 스케쥴을 짜놨었어요. 베이터우 온천, 지우펀, 산에 있는 절과 전망대...(이름이뭐더라) .... 어쩌다보니 그런 곳에 하나도 못갔네요ㅋㅋ 왜 그랬을까요?_? 아마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의욕도 식욕도 없어서 그랬을 수 있어요.



<까르푸가는 버스안에서 영상>


  세번째 날에도 그랬습니다. 일찍 일어나서 까르푸 쇼핑하고, 어디갈까 고민하며 숙소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중정기념당이 가까워서 그냥 나갔었어요. 살짝 나갔다가 숙소에 돌아와야지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갑자기 급 일정을 선회했습니다. 어디에서냐면요 중정기념당에서 돌아가는 버스를 탈때요.




  중정기념당 정류장에서 버스를 한참 기다리다가 안와서, 그냥 아무 버스에나 올라탔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지하철역이 보이면 내릴 작정이었어요. 그런데 그동안 너무 더워하며 힘들게 걸으면서 거리 풍경을 봤었는데, 에어컨 나오는 버스에서도 편하게 거리 풍경을 볼 수 있는거에요. 게다가 다음날 비행기를 다시 타야해서 시간도 많지않았는데 걷는 것보다 빨랐고요.



  또 갈 곳을 선택해야하는 고민을 해야했을 때, 지도에서 글씨만보면 그 곳의 풍경이 어떤지 몰라서 쉽게 한 곳을 결정하지 못하기도했거든요. 버스를 타고가면서 들리는 "이번 역은 00입니다"하고 소개를 들으면서 그 지역의 전반적 느낌을 입력 수도 있었어요. 관광버스가 아닌 관광버스를 탄거 같기도 했죠ㅋㅋ


<그냥 버스타고가다가 보이는 도로풍경>


<내용과 상관없는 관광버스>


  게다가 자기가 서있는 장소에 대한 호기심이, 지도의 어느 위치에 대한 관심보다 훨씬 크게 만들어지잖아요. 목적지를 알고 달리는 버스에서는 가는 순간의 위치에는 큰 의미를 두지않지만, 적지를 모르고 달리는 버스에서는 갈래길 하나, 부락너머 보이는 산 하나가 궁금하고, 내가 서는 방향하나도 기억하려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특별한 관광지가 아닌 일반 시가지도 하나하나 눈에 담기는게 작은 행복을 줬던 것 같기도 해요.




  짤막한 일정의 여행에서는 '목적지'를 잡고, 코스를 짜는게 중요한데 사실 좀 효율적이지않은 행동을 하긴했죠?^0^; 하지만 대만 풍경 그대로를 저렴하게 많이 감상할 수 있어서 기쁘기도 했어요.ㅋㅋ 거의 드라마 하이라이트 시청같은 지나감(?)


  한편 아쉬웠던 건 카메라를 안들고 나갔던 점입니다. 핸드폰에 집게형 광각렌즈 끼워서... 게다가 '상처난' 광각렌즈 끼워서 버스에서 달리며 풍경들을 담았습니다^^; 찍던 당시에는 왜곡되어 동그랗게 담겨오는 사진이 스스로에게 멋스러워보여(?) 맘에 들었는데요ㅋㅋ 참 엉망이네요ㅋㅋ PC로 업로드하니 후회도 많이되고 슬펐습니다.



버스 타고 가다가 뭔지 모르는 신사(?)가 보여서 반갑기도 했고요. 


어디로 갈지 모르는 버스에 타서,

시외지역으로 벗어날까봐 긴장하기도 했어요ㅋㅋ

실제로 시가지 가장자리같았어요ㅋㅋ


버스에서는 여러 사람을 만날 수가 있었어요.

늬끠하게 쳐다보던 일본 비지니스맨들도.

교복을 입고 가방을 멘 학생들도.

대만 드라마에 나올것같은 청순한 아가씨들도

타고 내렸습니다.


대만의 버스 좌석은 여러가지 모양이 있었어요.

위 사진에는 마주보는 자리가 있죠ㅋㅋ

좌석버스 모양도,

장애우태울 수 있는 넓은 버스도

한국처럼 여러 모양이었어요.


특히 버스를 탄 이날의 구름이 너무 예뻤던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어딘지 모르는 동네들도요.


저 멀리 공항철도(?)같은 전철?고속도로?의 모습도 보였어요.

지도 상의 어떤 곳일지 궁금해지기도 했고요.


그렇게 이곳저곳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버스 종점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버스 종점에서 내려서 다른 버스를 타고, 아무 지하철역에나 가든가 더 구경을 하든가 하려했거든요. 그런데 외국인 승객이 종점까지 온걸 보고, 버스기사가 한숨을 푹쉬는거에요. 미안해졌습니다--; 기사는 걱정하면서 저를 기사사무실(?)에 앉혀서 기다리게 해주고 역으로 가는 버스에 무료로 타고 가게 해줬어요. 기사에게 쏘리와 땡큐 백만번했고요. 미안해서 가장 가까운 역에서 내리면 그렇게 버스 여행은 끝났습니다^^;



  그 동네가 어딘지는 아직도 모르겠네요. 너무 궁금한데. 마치 길가다가 이상형을 만났는데 아무것도 몰라서 알고싶지만 아무것도 알 수 없는 느낌일..ㅇ...ㄹ.까요?


이렇게 3일차에 목적지없이 약 한시간 반(?)동안 버스여행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에어컨 실외기가 벽을 채운 지저분한 건물의 풍경이 가장 와닿았어요. 영화 어딘가에서 항상 보던 풍경이라서 멋있다고 느끼기도 했고요. 또 직접 걷지 못했던 따안공원을 멀리서 보면서 가보고싶다 느끼기도 했었던것 같아요.


여행을 하다가 시간이 남는 분이나

계획없이 구경은 하고싶거나

저처럼 선택장애라서 결정하기까지

대강만 여러곳을 둘러보고싶거나

그러신 분들은

이렇게 아무 버스나 잡아타고 내리면서

비효율적 버스 여행을 해보는 것도

추천드릴게요^0^ㅋㅋ


(종점까지는 가지말고 노선 끄트머리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리시고요ㅋㅋ)